학비 싸고 채용 기업도 늘어

국내 경기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한국형 MBA스쿨(경영전문대학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3억원까지 비용이 드는 해외 MBA스쿨에 비해 학비가 저렴한 데다 국내 MBA출신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SKK GSB의 경우는 이번 하반기 입학설명회에서 입학 문의가 전년보다 두 배 정도 증가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만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 작년보다 많은 사람이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MBA스쿨은 지난 10월 마감한 SNU MBA 3기 모집 결과 50명 정원에 총 216명이 지원해 4.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작년(2 대 1)보다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특히 기업에서 파견한 지원자는 16명에 불과했고,나머지는 개인 지원자였다.

서강대의 경우 올해 신설한 컨설팅 학과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 컨설팅 학과는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컨설팅 대학원 개설 사업에 서강대가 선정돼 중기청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MBA스쿨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경기가 어려워 외국 대학에 유학을 떠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데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전문적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국에서도 비즈니스 스쿨 학생 수는 경기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하향 곡선을 그릴 때 경영학 석사 학위(MBA)과정에 등록하는 학생 수는 증가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에 따르면 올해 MBA 수요는 늘었다. 올해 지원자 수가 30% 증가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 대학 그라치아디오경영대학원의 마크 몰링어 부원장은 "몇 개월 전만 해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학생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