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에는 두 개의 성장축이 있다. 하나는 세계 시장 규모가 연간 8700조원에 달하는 인프라지원사업(ISB·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이다. ISB 사업에는 도로,철도,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 뿐 아니라 에너지,국방,생산설비,물류,운송설비 등이 포함된다. 두산그룹의 지속적인 기업 인수·합병(M&A)도 모두 ISB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이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미국 AES의 미주지역 수처리 사업을 인수했고 2006년에는 영국 미쓰이밥콕을 사들였다. AES는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 플랜트 원천기술을,미쓰이밥콕은 발전소 보일러 분야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인수한 노르웨이 목시도 굴절식 덤프트럭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이다. 두산 M&A의 하이라이트인 미국 중장비업체 '밥캣'인수도 이 같은 성장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을 사들임으로써 단숨에 세계건설장비 시장 7위 업체로 뛰어 오르면서 중대형 및 소형 건설장비 분야에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미국과 유럽시장에 새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두산이 또 하나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그린에너지·그린제품 분야다. 두산중공업이 최근 지분 15%를 인수한 캐나다 기업 HTC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HTC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친환경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교토 기후변화협약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기업이다.

두산중공업은 풍력,연료전지 등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2006년부터 3메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기술을 2010년 개발할 예정이다. 세계 1위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폐수 재활용 수처리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까다로운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연비효율을 20% 이상 향상시킨 '유로-4 엔진'을 개발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