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장 → 백화점 사장 → 겸임교수 → 의류업체 사장

김상광 삼성생명 명동지점 부장

"취직하기 어렵다지만 생각을 바꾸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

전직 백화점 사장이 보험 영업맨으로 변신해 또 한 번의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삼성생명에서 단체보험 영업을 하고 있는 김상광 명동법인지점 부장(60)이 그 주인공.김 부장은 은행 지점장을 거쳐 백화점과 의류업체 사장을 지냈다. 남들 같으면 은퇴해서 편안한 노후를 즐기고 있을 터이지만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중소기업에 전해주면서 더불어 보험영업으로 억대 연봉을 벌고 있다.

그는 1974년 서울은행 행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뒤 26년 동안 은행에서 일했다. 2000년 지점장을 끝으로 은행을 나온 김 부장은 그 해 인천백화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다. 이후 경북의 모 대학에서 3년간 겸임교수를 지낸 김 부장은 2006년까지 지인의 부탁으로 'S어패럴'이란 중견 의류제조업체 사장으로 경영을 맡았다.

김 부장은 의류업체 사장을 끝으로 은퇴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파푸아뉴기니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한 신부를 돕기 위해 다시 사회에 나왔다고 한다. 그 신부가 현지에 학교를 짓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다. 지난해 1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삼성생명이 GFC(단체보험 영업을 하는 설계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응모했다.

그는 '현역'에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컨설팅에 고마워하는 기업주들은 자발적으로 단체보험에 가입한다. 김 부장은 이렇게 컨설팅과 보험영업을 접목해 지난해 1억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지금 일이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파푸아뉴기니에 학교를 세우기 위한 돈 15억원을 모을 때까지 열심히 뛸 겁니다. "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