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서울대 교수팀 '지능예측 모델' 개발 … 영재발굴 등 활용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한 뇌 사진을 이용해 사람의 지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건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뇌 사진을 이용한 지능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고 7일 발표했다.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인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 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지(Journal of Neuroscience) 8일자에 게재됐다.

이 교수팀은 450명의 대학생 및 청소년 가운데 다양한 지능 검사를 통해 지능지수(IQ)가 최저 80부터 최고 150에 이르기까지 고른 분포를 이룰 수 있도록 225명을 선별했다. 이 교수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MRI로 뇌 사진을 찍고 첨단 영상분석 기법을 이용해 지능지수가 뇌 구조와 활동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언어 능력이나 지식 수준이 뛰어날수록 뇌 왼쪽 측두엽의 특정 부위(측두극ㆍ베로니케 영역)가 두꺼워지고 연산처리 능력이나 추론 능력이 높을수록 전전두엽과 후두정엽 부위의 뇌 활동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축적되는 지능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영역이 좌뇌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언어 기능이 좌뇌에 주로 국한돼 있는지,좌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면 기억을 잃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MRI 사진 분석만으로 전체 지능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 지능을 예측한 결과 기존의 지능 검사지를 통한 지능 예측에 버금가는 수준의 예측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향후 지능에 대한 뇌신경과학적 이해가 보다 구체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인지 기능이나 학습 능력의 이상 유무를 밝히는 데 뇌사진 분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학습 방법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평가 도구나 영재를 조기 발굴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용어풀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물리학적 원리를 응용한 영상 기술.MRI는 각 물질이 발산하는 독특한 공명 주파수의 파장 에너지를 측정해 컴퓨터 연산을 거쳐 3차원 영상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