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캅 <라이나생명 부사장 ed.kopp@cigna.com>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는 속담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이 속담은 '재물을 얻거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르는 돌처럼 돌아다니지 말고,한 자리에 머무르면서 하나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얼마 전 아내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 속담이 한국에서는 '좋지 못한 이끼가 끼지 않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낡은 습관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뜻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속담을 기업 성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적 해석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문성 강화와 사업 다각화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택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다. 한 분야에 전문성을 추구하는 기업이든,사업 다각화를 성장 동력으로 택한 기업이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라이나생명의 미국 본사인 시그나 그룹이 전자인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된 전문성 강화 기업'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그나 그룹은 1792년 설립된 이래로 2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보험이라는 한 가지 유관 분야에서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집중 투자해 왔다. 이를 통해 210년 동안 변화하는 사회와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며,보다 신뢰할 수 있는 건강보험 전문회사로 깊게 뿌리 내릴 수 있었다.

한국 기업들은 후자인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공'의 사례인 것 같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자동차,이동통신,IPTV까지 실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세계 소비자의 트렌드를 이끌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사람도 기업과 많이 다르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성한 사람들은 한 가지 분야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이름을 남긴 사람과 다양한 지식이나 경험에서 유발된 시너지 효과를 통해 '팔방미인'이 된 사람의 두 가지 부류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한 분야에서든 다방면에서든 인내심을 가지고 '구르는 돌'처럼 자기계발과 자기혁신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때 성공한 사람,성공한 기업,나아가서는 발전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