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 장타왕 배상문(22.캘러웨이)이 한국 골프의 내셔널타이틀을 지켰다.

배상문은 5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천185야드)에서 열린 제51회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오픈에서 통산 네번째 우승컵을 수집한 배상문은 상금 3억원을 받아 단숨에 상금랭킹 5위에서 1위(4억4천915만원)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시즌 개막전 KEB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두번째 우승.
특히 지난해 비제이 싱(피지)에게 내준데 이어 올해도 세계랭킹 6위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 유럽투어의 강호 이언 폴터(아일랜드) 등 초청 선수에게 넘어갈 수 있었던 내셔널타이틀을 지켜내는 값진 우승이었다.

29일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1차 예선에 참가하는 배상문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면서 "가능하면 상금왕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폴터가 배상문에 1타 뒤진 10언더파 274타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앤서니 김과 김위중(27.삼화저축은행)은 공동 3위(9언더파 275타)에 올랐다.

5명이 우승 경쟁이 펼친 최종 라운드에서 배상문은 전반에는 '널뛰기' 플레이로 불안했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강했다.

1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아웃오브바운스(OB)지역으로 날려보냈고 7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려 2타를 잃어버렸다.

1∼9번홀까지 배상문의 스코어카드에 파는 3번홀(파4) 하나 뿐이었고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등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앤서니 김, 폴터, 김대섭, 김위중 등은 1타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승 각축전을 벌이던 배상문은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주도권을 잡았다.

11번홀(파4)에서 1.2m 버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지만 배상문은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진 승부처 16∼18번홀에서 파를 지켜낸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15번홀까지 1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폴터는 16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으며 배상문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한 데 이어 쉽게 버디를 챙길 수 있는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17번홀로 날아가면서 보기를 적어내 땅을 쳤다.

4라운드 내내 퍼팅이 살짝살짝 홀을 외면한 앤서니 김은 14번(파4), 15번홀(파4)에서 2m 이내 짧은 버디 기회를 놓치더니 16번홀(파3)에서 벙커샷에 이은 파세이브에 실패,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앤서니는 "퍼팅만 됐다면 우승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2,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달렸던 김위중은 13번(파3), 16번홀(파3)에서 1타씩 까먹으며 일찌감치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고 김대섭도 중반부터 힘이 부친 듯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천안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