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28억弗 적자전환 … 12년만에 최대

지난 8월 경상수지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47억달러 적자를 냈다. 특히 그동안 내수부진 속에서 국내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상품수지가 12년 만에 최대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7억1000만달러 적자로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경상수지는 올 들어 6월을 제외하면 매달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적자는 125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상품수지는 7월 2억2000만달러 흑자였다가 8월 28억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1996년 8월(29억달러 적자) 이후 최대다. 지난 7월 전년동기대비 32.8%나 증가했던 수출이 8월에는 16.2% 증가에 그친 탓이다.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1.0%로 전월(9.3%)보다 크게 둔화됐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12.3%에서 6.0%로,일본으로의 수출은 23.2%에서 5.3%로 각각 낮아졌다.

한은은 이에 대해 △영업일수 감소와 선박인도 조정 △유가 하락분이 원유도입단가에 반영되는 시차 △자동차업계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 등 불규칙 요인들을 꼽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운수수지 흑자가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월 24억6000만달러에서 20억달러로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 영향은 10월부터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9월에 적자폭이 줄어들고 10월부터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