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235억… 11.6% 성장 그쳐

올 상반기 케이블TV 광고 시장은 4235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성장에 그쳤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케이블TV 광고 시장은 2004년 55%,2005년 28%,2006년 23%,2007년 2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 4월부터 10%를 밑돌고 있다.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 특수 때에도 방송 광고가 지상파로 몰리면서 케이블TV 업체들의 매출 신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매출 부진의 일차적인 요인은 경기 침체다. 올 들어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심리를 냉각시켰고 기업들의 광고 비용도 축소됐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이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상반기보다 더 낮은 3.1∼4.9%로 전망하고 있어 하반기 광고 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게다가 케이블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다. 채널사용사업자(PP)는 지난 3년간 20여개나 증가해 100여개를 헤아린다. 케이블TV들은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과당경쟁을 펼치면서 상반기 중 84%나 성장한 지상파DMB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방송 산업 환경도 불리해지고 있다. 이달 시행되는 실시간 IPTV가 케이블TV의 광고 시장을 빼앗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의 한 관계자는 "두 미디어의 콘텐츠가 동일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장을 놓고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CJ미디어와 온미디어 등 대형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KT와 하나로텔레콤 등의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영미디어렙도 케이블TV 업계로선 악재다. 지상파 광고를 독점 대행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를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민영미디어렙 체제는 약자인 케이블TV보다는 강자인 지상파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광고 끼워팔기가 금지돼 시청률이 낮은 종교방송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종교계에서 반대하고 있다. 또 지상파 채널이 영업 인력을 빼가는 것도 불리한 요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