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증가 영향…조만간 100명 넘을듯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에 의사 영입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BMS제약은 최근 의사 출신인 이경미씨(33)와 김대영씨(38)를 영입,사내에 근무하는 의사 수를 7명으로 늘렸다. 두 사람은 각각 백혈병 치료제인 '스프라이셀'과 만성B형 간염치료제인 '바라크루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총괄 지원하는 팀장을 맡게 됐다. 앞서 GSK코리아 노바티스코리아 한국화이자 등도 최근 몇년 동안 앞다퉈 의사들을 채용,사내 의사 수를 각각 7~1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MSD 한국얀센 한국애보트 등도 각각 4~5명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 53명에 불과했던 '제약 의사' 수는 지난 8월 97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상당수 제약사들이 의사 영입이 나선 만큼 제약 의사 수는 조만간 1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제약 의사의 대부분은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국내 제약사에 채용된 의사는 8명에 불과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사 채용에 적극적인 이유는 한국이 새로운 임상시험 기지로 떠오른 데다 과거에 비해 약리작용이 복잡한 의약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의학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1년 18건에 불과했던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지난해 148건으로 증가했다.

의사 입장에서도 다국적제약사는 매력적인 직장이다. 종합병원에 남아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것에 비해 자기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데다 연봉 수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 병원을 차리는 것에 비하면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안정적이란 게 장점이다.

손우연 GSK코리아 부장(소아과 전문의)은 "의사들이 속속 제약사에 입사하면서 활동영역도 학술부를 벗어나 영업 마케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다국적제약사들의 의사 영입 바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