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K씨(35)는 최근 보유 중이던 4개의 해외 펀드를 환매해 아파트 대출금을 갚았다. 중도 상환 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계약기간을 1년이나 앞두고 원금을 상환한 것.미국발(發) 금융 허리케인이 그의 결단을 재촉했다.

미국발 금융 허리케인이 재테크 시장에 '자산 다이어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문어발식으로 운영하던 투자 자산들을 리모델링해 수익성이 높은 똘똘한 상품으로 '선택과 집중'하고 있는 것.

현재 재테크 투자자들은 폭풍우로 난파 위기에 처한 고기잡이배와 같은 처지여서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는 게 위기 탈출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신 중요한 물건을 꼬깃꼬깃 잘 보관해야 한다.

주식 투자자들은 불황기를 잘 견디는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새로운 진영을 짜고 있다. 부동산 자산가들 사이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소형 주택들을 처분해 알짜 지역에 있는 대형 평형대로 갈아 타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것.

박관일 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보유 자산에 대한 '군살 빼기'는 시장이 불안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현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캐시만 쌓아 놓고 있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 종손'이 될 종목에 승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