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능경기대회] "목조 건축가가 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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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17세 소녀의 손에서 날카로운 끌과 무거운 망치는 절로 움직이고 있다.
번뜩이는 끌의 날보다 더 무섭게 건축 설계도면을 응시하는 소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김동현 지도교사의 말이다.
남자도 힘들어 기피하는 목공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설명한다.
건축디자인을 꿈꾸며 서울디자인고등학교에 들어와 '건축의 기본에는 목공이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건축과 1학년생이 기능경기대회 목공반에 지원했다.
건축설계도면을 풀이하고 그대로를 나무에 옮겨 자르고 모양을 조립하고 세우는 성취감에 3년의 방학을 연습실에서 보냈다.
이 양은 단순한 목조주택을 상상하기 보단, 단순한 지붕틀과는 다른 조형건축물을 만들고 싶어 이번 기능경기대회에서 후회 없는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
끌, 망치, 대패, 톱 등 항상 위험한 도구를 다룬다며 걱정하시는 부모님과 여동생을 좋은 경기성적으로 안심시키고 싶다.
여자로서 체력적인 어려움에 항상 마음쓰시던 선생님께도 보답하고 싶다.
기능경기대회 출품 목공작품은 20~22시간의 작업이 있은 후에 결과물이 나온다.
하루 종일 10시간을 이틀 작업해서 작품이 완성되는 날도 있지만, 어려울 때는 4일을 작업해도 어렵다.
올해 대회를 준비하며 만든 작품이 모두 15개다.
같이 출전한 남자 후배 동규보다 공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여자로서의 꼼꼼함과 깔끔함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다른 남자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나름대로 자신 있다며 여유를 보인다.
한창호기자 ch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