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국방연구원 부소장, 美 세미나서 주장

"PAC-2, SM-2로 구성될 남한 자체 방공망 무용지물"


북한은 북한 전역에 스커드.노동 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지 25개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은 3~7분 이내에 남한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국방연구원 김태우 부소장이 25일(미국 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휴전선 인근지역에 배치된 북한 미사일의 경우 발사된 이후 1분도 안걸려 서울을 공격할 수 있어 한국이 도입중인 구형 패트리엇 미사일(PAC-2)과 해상용 요격미사일인 SM-2로 구성된 한국의 자체 방공망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김 부소장은 주장했다.

김 부소장은 이날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세미나 이틀째 회의에서 "북한은 지난 40년간 미사일 기술을 개발, 지금은 자체적으로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소장은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자료를 인용, 북한은 북한 전역에 모두 25개의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들은 발사된 지 3~7분 내에 남한내 공격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고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미사일들은 1분도 안걸려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서울에서 127 km 떨어진 지하리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경우 3분, 상원동 미사일 기지(168km)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4분, 옥평 미사일기지(191km)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5분만에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

김 부소장은 이처럼 남북간 거리가 가까워 기술적인 차원에서 남한의 방공망으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요격할 수가 없으며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스커드 C형이나 노동미사일처럼 대기권밖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은 그 비행 시간이 눈깜빡할 사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구형 패트리엇미사일인 PAC-2와 신형인 PAC-3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고 있으나 이것들은 주한미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한반도 유사시에는 신형 SM-3 미사일을 구비한 미군 이지스함이 배치될 예정이며 남한은 차세대 대공미사일 도입을 위해 SAM-X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스템들은 북한의 고속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며 현재 한국이 도입중인 PAC-2, SM-2 미사일로 구성된 한국의 독자 방공능력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김 부소장은 주장했다.

그는 남한이 SAM-X 사업을 완성하더라도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한 제한적인 방공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김 부소장은 남한에 있어 북한의 미사일 공격 능력은 핵위협과 연관돼 있다며 북한이 남한에 대해 핵공격을 결정할 경우 스커드 B(사거리 300km), 스커드 C(500km), 스커드 D(700km), 노동 1호(1천km)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김 부소장은 또 북한이 현재 개발중인 대포동 1호(2천200km), 대포동 2호(5천~6천km)는 북한의 핵무기 공격 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며 이밖에 북한은 IL-28 폭격기를 비롯해 미그-21.23.29 등 전투기에 핵폭탄을 싣고 투척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남한은 방공망을 보강하는 수세적인 전략과 함께 국방중기계획 등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조기에 포착, 대응하도록 다목적 인공위성, 중.고고도 무인정찰기, 조기 경보기 도입 등 대북감시.정보능력을 확장하는 방안을 아울러 추진하고 있다.

또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응징타격 능력을 키우기 위해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을 비롯해 한국형 벙커버스터 등 정밀유도폭탄 도입 등도 병행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군사전문가는 "미사일 공격을 요격미사일로 방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방공망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조기에 포착, 응징할 수 있는 수단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