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종로구 '피맛골'이 재정비된다. 서울시는 피맛길 자체는 보전하되 주변에 23~24층 규모의 고층 빌딩을 새롭게 신축하는 등 이 일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제2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피맛골이 있는 종로구 청진동 청진구역 제1지구와 제2∼3지구,제12∼16지구에 대한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25일 발표했다.

지구별 사업 계획에 따르면 광화문 KT사옥 뒤편에 자리한 제1지구에는 4243.7㎡의 부지에 지상 23층(연면적 5만1413㎡) 높이의 오피스 빌딩이 지어진다.

교보빌딩 뒤편에 있는 제2∼3지구는 8910.4㎡의 땅에 지상 24층(연면적 10만5230㎡) 규모의 업무.판매시설용 빌딩이,제일은행 본점과 청진동 해장국 거리 사이의 제12∼16지구는 1만4228.3㎡의 부지에 지상 24층(연면적 17만5536㎡) 높이의 쌍둥이 빌딩이 건립된다.

또 르메이에르 빌딩 뒤편엔 3341㎡ 규모의 중앙공원과 폭 12m의 보행자 전용도로가 만들어지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호선 종각역을 연결하는 지하 보행통로도 신설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이곳을 광화문 광장,인사동과 연계한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방침 아래 이 일대에 들어서는 건물의 1층이나 지하에는 전통과 현대가 결합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보전 결정이 내려진 피맛길 구간의 폭을 최소 5m 이상으로 하고 피맛길과 청진동 해장국 거리에 들어서는 가게들 간의 폭은 3.6∼4.5m 이내로 제한해 옛 모습을 살리기로 했다.

피맛길은 조선시대 양반이 말(馬)이나 가마를 타고 지나가면 길가에 엎드려야 했던 서민들이 종로 뒤 골목길로 피해 다녔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다. 밥집과 주막들이 피맛길에 들어선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피맛골은 현재 교보빌딩 뒤부터 SC제일은행 본점까지 이어지는 피맛길 뒤쪽으로 북으로는 종로구청 맞은편까지의 구역을 일컫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