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상장 기업의 자사주 매입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지난 주말 △국영기업의 상장 자회사 지분 취득 △국부펀드 산하기관인 후이진공사의 3대 국영은행 주식 매입에 이은 시장 안정책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상장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 그동안 증권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신고나 공시만으로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자사주를 사기 위해선 매입 신청 뒤 허가를 받고 다시 신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허가받기도 어려워 자사주 매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증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과 내후년에 쏟아질 비유통주 규모가 올해 나온 물량보다 3~4배는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들고 나온 셈이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장은 "홍콩 증시와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된 종목 중 주가가 홍콩에 비해 떨어져 있는 회사들은 당장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9.4% 오른 데 이어 이날도 7.7% 급등한 2236.41로 마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