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울산·포항) 매연·공해 이미지는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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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공장 굴뚝연기와 잿빛하늘 등 공해로 찌들었던 울산과 포항이 국내 최대의 청정 에너지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 울산 포항 등 지자체와 산업계,시민단체들이 함께 손을 잡고 환경을 개선하고 신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저탄소 경제권 실현에 발벗고 나선 덕분이다.
울산 시민들의 젓줄인 태화강은 해마다 여름철이면 전국의 수영 동호인들이 모여 대회를 열 만큼 생태하천으로 급격히 변신하고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이곳은 악취가 코를 찔러 접근조차 힘들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울산시는 태화강 수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기업 유치도 힘들다는 판단 아래 2002년부터 4년여 동안 총 34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수질개선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반기업 정서가 어느 지역보다 극심했던 울산에 친기업 분위기를 불어넣는 데도 발벗고 나섰다. 그 결과 3년 전부터 국내외 기업의 '바이 울산'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인근 포항과 전북 군산 등으로 발길을 돌렸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비롯 대우조선글로벌 SK 삼성SDI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지금까지 울산에 3조여원을 신규 투자해 대형 공장을 건립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기후변화협약 체결로 온실가스를 없애는 저탄소 경제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에 대비한 울산 산업계의 투자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찌감치 태양광발전사업에 뛰어들어 2014년까지 세계적인 태양광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 태양광발전 사업성 연구를 시작으로 울산과학대에 10㎾급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소규모 태양광설비 위주의 사업을 진행한 뒤 2005년에는 울산 선암에 20㎿급 태양광 모듈 공장을 설립했다.
지난 5월에는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 안에 총 34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공장을 완공,태양광 발전의 핵심부품인 태양전지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울산의 한화석유화학과 삼성석유화학도 이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울산녹색에너지 촉진 시민포럼은 지난해 6월 남구 선암동에 녹색에너지시민발전소(총전력생산량 3961㎾)를 지어 첫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녹색포럼은 현대차 현대중공업 석유화학단지 등에 있는 공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을 하는 '솔라 캐노피(Solar Canopy:태양광 지붕)'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황인석 사무국장은 "별도의 부지매입비가 들지 않는 솔라캐노피 사업이 울산공단에 본격 시작되면 세계적인 태양광발전단지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은 포스코가 태양광발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6월 후판제품 창고지붕에 설치한 1㎿ 규모의 설비를 준공하고 태양광 발전을 본격 시작했다. 1㎿ 이상 대용량의 공장지붕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연간 16억원의 전력 판매수익과 함께 약 16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최근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공장으로 기존 최대 규모인 미국 코네티컷주 FCE(Fuel Cell Energy)사 공장의 2배다. 여기서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일반주택 약 1만7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포스코는 연료전지산업을 미래 국가 수출산업이자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구택 회장은 "연료전지 사업은 인류가 직면한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며 "포항을 세계적 연료전지 사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포항의 이 같은 변신은 이명박 정부의 광역경제권 에너지 벨트구축사업과 맞물려 더욱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또 대기업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중소기업과 첨단 벤처기업들이 대체하는 디지털 신산업구조로 재편하는 시너지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