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까다로운 수입 통관절차와 시장 정보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8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7.7%가 잘못된 법과 관행으로 대(對) 러시아 사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애로를 느낀다고 응답한 기업 중 40.6%는 통관 시스템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로 수입되는 제품의 법정 통관기간은 3일이지만 한 달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전경련 관계자는 "러시아 정부가 2004년부터 신관세법을 시행해 통관 처리기간을 줄이고 있지만 별로 개선된 것이 없다는 게 설문에 응답한 기업들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장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지적(31.3%)도 나왔다. 응답기업들은 거의 모든 정보 및 자료가 러시아어로 돼 있는데다 정확도도 높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불만은 러시아 정부가 주도하는 입찰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많이 제기했다.

러시아의 수출입 관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응답(17.2%)도 있었다. 러시아의 평균 수입관세율은 13% 수준이나 수입 물품에 따라 자의적으로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기업들의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