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5일 이란이 과거 핵무기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음을 입증하는 새로운 정보들을 입수했으나, 이란은 이 같은 의혹들을 해소하는 데 전혀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유감스럽게도 (이란의 핵무기 관련) 연구 의혹, 그리고 중대한 우려 사항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지난 5월 보고서 때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안보리는 IAEA에 대한 이란의 협력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대 이란 제재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또 이란이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지난 5월의 3천500기에 비해 300여기나 늘어난 3천82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고 다른 2천여기를 새로 설치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지금까지 480㎏의 저농축우라늄이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저농축우라늄을 고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천700㎏이 필요하고 핵폭탄 개발 수준까지 농축하기 위해서는 1만5천㎏ 정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란은 에너지 생산을 위한 평화적 목적의 핵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AEA는 또 우라늄 전환, 고성능 폭발물 실험, 미사일 개발 등 과거 이란의 여러 사업들이 핵무기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이를 방증하는 상당한 정보들을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반드시 구체적 답변을 내놓아야 할 정도의 정보들을 IAEA가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여러 실험들이 "외국 전문가의 지원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IAEA 조사단이 실제로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밝히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에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란은 이미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에 대한 추가적인 이행이나 새로운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원하고 있으나 이것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대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은 IAEA의 이번 보고서가 이란에 대한 `비논리적 접근'과 정치적 압력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관리의 말을 인용해 "(IAEA에) 협력하지 않은 것은 IAEA의 비논리적 접근과 조사때문"이라면서 "IAEA가 정치적 압력을 넘어 논리적 방식을 택했더라면 모든 남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또 이날 국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방공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하고 "적들이 공격해올 경우 처절한 반격에 직면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