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신세가 바뀌었다. 전당대회 이전 오바마를 뒤쫓던 매케인이 전당대회 이후에는 오바마를 앞질러가고 있다.

14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ㆍ평균한 결과 매케인은 오바마에 2.1%포인트 차이로 지지율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 일간지인 폴리티코는 매케인이 '한판 뒤집기'에 성공한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오바마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변화'에 매케인이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변화가 오고 있다,함께 싸우자"면서 맞불을 놓은 게 제대로 먹힌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CBS 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6%는 매케인이 미 행정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26%에 그쳤던 지난 7월 조사 결과와는 딴판이다. ABC 뉴스와 워싱턴포스트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매케인은 오바마와의 격차를 지난 6월 32%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줄였다.

또 매케인은 공화당과 민주당원이 아닌 무당파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당겼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파 유권자들의 매케인 지지도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 40%에서 대회 이후 52%로 올라갔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매케인과 오바마 후보 간 백인남성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였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후 그 격차가 25%포인트로 늘어나면서 매케인이 크게 앞서갔다. 백인여성 지지율 격차는 같은 기간 7%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인 경제분야 선호도에서도 매케인이 오바마를 앞서거나 바짝 뒤쫓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 계열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일주일에 1회 이상 마트에서 장을 보는 유권자를 상대로 '어느 후보가 더 경제를 살릴 것으로 보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남성의 경우 64% 대 29%로,여성의 경우 45% 대 42%로 매케인이 더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매케인이 새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전격 지명,바람몰이를 한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매케인 지지자의 85%가 페일린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에 대한 오바마 지지자의 만족도는 65%였다. 무당파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호감도 조사에서도 페일린 46%,바이든 31%였다.

마지막으로 공화당원들 간 결속력이 보다 단단해진 것도 주요인이다. 갤럽 조사에서 당원으로서 당과 일체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공화당원은 지난달 39%에서 47%로 높아졌다. 민주당원은 53%에서 47%로 오히려 감소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