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추진해 온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이 연기됐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과 외평채 발행 가격 협상을 벌인 뒤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외평채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소 밝혔습니다. 이번 외평채 발행 연기는 최근 리먼브러더스 문제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외평채 발행 여건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채권 인수 희망자들이 제시한 금리가 우리 정부의 생각과 많이 달라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입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와 관련해 "당초 로드쇼를 나갈 때는 가산금리를 미국 재무부채권 대비 180bp이내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봤고 어떤 경우든 00bp는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그 이상을 원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9월 위기설도 완전히 사라진 마당에 무리하게 좋지 않은 조건으로 발행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협상을 진두 지휘한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미국 시장 상황은 한 마디로 `돈줄이 말랐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기설도 사그러드는 등 자금수요가 절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 굳이 외평채를 발행할 경우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국내 기업들에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금융계에서는 외평채 발행이 시급하지는 않지만 신인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외평채 발행 연기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1~2주가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