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 도시의 출발은 2002년 영국 런던 외곽 서튼 지구에 건설된 '베드제드(BedZED)'다. 100가구가량의 단독ㆍ연립주택으로 이뤄진 이곳에는 태양열과 풍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확보토록 설계됐다.

산업쓰레기로 돌리는 소규모 열전력 발전소도 있다.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생태ㆍ관광도시로 자리잡았다. 영국은 베드제드를 모델로 '친환경 주택 10만가구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랍에미리트는 본격적인 탄소 제로 도시 건설에 나섰다. 지난 5월 아부다비 인근에 '마스다르(Masdar) 시티'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제로 도시 건설에 들어갔다. 면적은 여의도(8.35㎢)보다 약간 작은 약 7㎢,투자비는 220억달러(약 22조원)다.

박막 태양전지를 지붕과 벽의 소재로 사용,건물 자체를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필요한 에너지의 82%를 태양광 발전으로 공급받고 나머지는 재생에너지와 풍력발전으로 충당한다. 이르면 2012년 완공된다. 도시 설계에 참여한 찰스 쿠니 미국 MIT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각종 신기술이 선보이는 실험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덴마크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수소 도시인 'H2PIA' 건설을 시작했다. H2PIA는 '수소'의 H2와 '이상향' utopia를 합성한 단어다. 건물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는 물론 자동차 연료도 수소로 공급받는다.

H2PIA 중심부에는 태양에너지와 풍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센터가 있고,이 센터에서 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를 충전할 수 있다. 수소는 태양열이나 풍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다.

'탄소 제로 주택'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영국의 주택건설업체인 바라트는 지난 5월 3층짜리 탄소 제로 주택을 내놓았다.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녹지를 조성해 단열 효과를 높였다.

외장재로는 두께 18㎝인 고성능 단열물질을 사용하고 바닥도 두껍게 만들어 열 낭비를 최소화했다. 영국 정부는 2016년부터 새로 짓는 모든 주택에 탄소 제로를 의무화했다.

일본도 지난 7월 G8 정상회의 기간에 4인용 단층 건물인 '탄소 제로 주택'을 공개했다. 지붕의 태양전지판과 건물 옆 소형 풍력발전기가 15㎾의 전력을 생산한다.

일본 주택에서 평균적으로 사용되는 전력량의 5배에 이른다. 주택 안에는 물을 전혀 쓰지 않는 세탁기와 전력 소모량이 일반 에어컨의 절반인 지능센서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