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나돈 10일 금융시장은 주가와 채권값이 오르고 원화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하는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5조원가량의 외국인 보유 채권 만기가 이날 한꺼번에 집중됐지만 별 탈 없이 지나가 '9월 위기설'은 소멸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과 전날 뉴욕 증시의 급락 등이 겹치며 약세로 출발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세에 자신감이 붙으며 전날보다 10.48포인트 오른 1464.98로 끝났다.

원.달러 환율도 5원80전 하락한 1095원50전에 거래를 마쳤고 3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나란히 0.03%포인트 하락(채권값강세)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도 국내 채권시장에서 6000억원 이상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9월 들어 이날까지 순매수한 채권은 2조원이 넘는다.

외국계 은행지점들도 순매수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외은지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8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은지점은 대부분 본점에서 달러를 차입한 뒤 이를 원화로 바꿔 국내 채권을 산다"며 "외은지점의 채권 매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국내에 달러 자금 유입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내적으로 경기 하강과 중소기업의 자금압박, 가계대출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우려 등이 끊이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 금융시장이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과잉 기대를 해서도 안 된다"며 "지난 몇 년간에 비해서는 불확실성이 훨씬 높고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