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긴 한데…,이 와인 선물세트는 얼마짜리지?"

추석 선물로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샤토 라세그(Lassegue) 2000'을 받은 직장인 최모씨는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보낸 사람의 성의가 가격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빈티지가 2000년이어서 너무 비싼 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곧장 '와인21닷컴(www.wine21.com)'에 들어가 와인명을 입력했더니 수입사별로 가격(6만~7만원대)이 일목요연하게 떴다. 보르도 와인 전문 쇼핑몰 '샤토클래식(www.chateauclassic.fr)'을 통해서는 현지 온라인 판매가격이 30유로(약 4만6000원)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 선물은 상대적으로 가격에 비해 격조가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받는 사람이 와인 가격을 잘 모른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물론 와인 가격이 비싸야만 품질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와인 선물을 받을 때마다 누구나 가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국내외 와인 정보 사이트를 통하면 이런 궁금증을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와인정보 사이트로 10여곳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와인21닷컴'은 국내 첫 와인 포털로,30여개 수입업체와 제휴해 총 8000여종의 와인 가격을 제공한다. 예컨대 칠레산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의 현지 가격(약 7000원.6.39달러)을 국내 백화점(3만8000원).대형 마트(3만4500원) 가격과 비교할 수도 있다. 국가별 와인 가격을 알고 싶다면 미국 '와인서처닷컴(www.wine-searcher.com)'이 유용하다.

이처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와인 가격을 꿰뚫고 있는 와인 마니아들이 많아지면서 와인을 선물하는 데도 조심스러워진다. 올 추석 시즌 백화점에서는 5만~10만원짜리 와인 선물세트가 잘 나간다. 롯데백화점에서 이달 1~8일 가장 많이 팔린 와인 선물세트는 칠레산 '1865 세트'(2병.10만원)'였고,2위는 프랑스산 '노블 와인 세트(2병.5만원)'였다.

대형 마트에서는 고(高)물가로 중저가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4만원 안팎의 4병짜리 묶음 선물세트가 인기다. 이마트의 이달 1~8일 판매 순위를 보면 칠레산 '만크라 세트'(4병.3만9800원)와 '파소 혼도 세트'(4병.3만9000원)가 1,2위를 차지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