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리먼브러더스가 본사의 신용위기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국내 발행회사들이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ELW시장에서 거래 대금을 기준으로 한 리먼브러더스의 유동성공급자 시장점유율은 1월 42.1%에서 최근 6.06%로 급락했다. 지난 5월까지 1000억원대를 웃돌던 거래 대금도 8월에는 21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유동성 공급이란 ELW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매매호가를 제시하는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작년 리먼브러더스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60%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

리먼브러더스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지난 6월부터 대두된 본사의 신용위험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LW는 발행회사가 증권을 찍어 LP에 넘겨 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만기때는 LP로부터 대금을 받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리먼브러더스 본사의 지급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기면서 점유율이 급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리먼브러더스가 갖고 있던 시장은 호주의 맥쿼리가 상당 부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까지 맥쿼리의 ELW 유동성공급자 시장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8월에는 18%를 기록하며 1위로 급부상했다. 맥쿼리는 지점형태로 들어와 있는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 달리 국내에 직접 법인을 설립해 장외파생상품 겸영인가를 받고 발행과 유동성공급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한편 국내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이 8월 시장점유율 13.9%로 두각을 나타냈고 신영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6∼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