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선ㆍ후진국을 막론하고 석유에너지의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전력 생산량의 36%가량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총 발전량의 60%까지 원자력 발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력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안전성.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계기로 각국은 원자력 안전 기술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원자력발전 30년 만에 세계 6위(발전량 기준)의 원자력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각종 첨단 원자력 안전기술의 기여가 크다는 평가다.

◆10초마다 모든 원전 상태 점검

국내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방사능 감시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AtomCARE(방사능방재기술지원) 시스템'.국내 모든 원전의 안전 상태에 관한 300여가지의 정보를 유ㆍ무선 데이터 전용선을 통해 10초마다 수집ㆍ분석한다.

비정상 상태가 나타날 경우 과학기술교육부와 안전기술원 방재대응 직원들에게 휴대폰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된다.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 가능성 진단이 이뤄지며 기상정보와 지리정보를 통해 피해 예상 지역을 도출한다.

이 시스템은 원전 부지 주변 반경 40㎞ 이내에 설치돼 있는 13~15개의 자동 기상망으로부터 풍속 풍향 강우량 온도 등의 기상정보를 10분 간격으로 수집하는 자동기상정보망을 갖추고 있다.

또 대기 중의 방사선 확산 평가 및 방사선 피폭선량을 계산하는 방사선영향평가시스템을 활용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방사능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전국 59개 방사능측정소 환경방사선 감시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환경방사선 측정 자료를 15분 간격으로 수집하는 '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도 이 시스템의 일부분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AtomCARE 시스템과 같은 수준의 원자력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IAEA의 비상대응센터(IEC)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 없이 원전 사고 시뮬레이션

한국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원자력 안전기술은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인 아틀라스(ATLAS).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이 시설은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자력발전소 내부와 똑같은 조건을 구현해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들을 정밀하게 모의할 수 있는 실험시설이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열수력안전연구센터장은 "아틀라스는 실험범위와 활용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기술 자립의 이정표"라며 "원자력발전소에서 안전 문제 발생시 해결 능력을 높여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제고하고 원자력 안전 기술의 국제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여 원전 수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