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는 '빅 브라더' ‥ 모기지사 국유화ㆍ車 '빅3' 지원 검토
정부의 시장 개입이 가장 뚜렷한 곳은 바로 금융시장이다. 미 정부는 전날 무너져 가는 금융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해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입,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를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구제금융 규모는 과거 저축대부(S&L)조합 부실이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 사태 당시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다.
지난 3월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파산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를 30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하며 JP모건체이스에 떠넘겼다. 금융시스템 붕괴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조치였다. 또 투자은행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수시로 자본과 유동성 상황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진앙지라고 할 수 있는 파생상품 및 머니마켓 시장의 규율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와 함께 원유와 곡물가격이 급등하자 상품 선물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도 추진 중이다. 최근 들어선 신용카드 산업 부실이 커지자 규제를 어떻게 강화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 밖에 판매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빅3'가 요구한 500억달러 긴급자금 지원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미 정부가 1979∼1980년 자금난을 겪던 크라이슬러에 대출 보증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민간 기업에 직접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 같은 미 정부의 시장개입 확산에 대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시장의 기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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