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8월 실업률 6.1%로 5년만에 최고
EU,성장률 하향…주가 급락

미국과 유럽 경제가 경기 침체 먹구름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소비가 급격히 둔화되고 고용이 악화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고 유럽 경제도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실업률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것으로 2003년 9월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이날 나온 8월 비농업부문 고용도 전월 대비 8만4000명 감소했다. 전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1만5000명 증가한 44만4000명에 달해 5주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고용 악화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8월 소매판매 실적이 전달에 비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 경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 금리를 연 4.25%로 동결하면서 유로존 15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1.4%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4%에서 3.5%로 높였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투자 및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중앙은행(BOE)도 경기 둔화와 인플레를 감안해 기준 금리를 5개월째 연 5.0%로 동결했다.

유로지역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이날 달러화 가치는 한때 유로당 1.4316달러까지 치솟아 작년 12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4일 다우지수는 344.65포인트(2.99%) 급락한 11,188.2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74.69포인트(3.20%),S&P500지수는 38.16포인트(2.99%) 급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한 연 3.64%를 기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