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재건축 아파트 전셋값이 소형과 중형이 모두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다. '입주물량 폭탄'으로 전세매물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가격이 낮은 소형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잠실 재건축 단지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파크리오(옛 잠실시영)를 비롯,입주 한 달이 지난 리센츠(옛 잠실주공2단지),내달 집들이를 하는 엘스(옛 잠실주공1단지)단지 등에서 중.소형 아파트 간의 전셋값 차이가 불과 1000만~20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파크리오의 경우 85.9㎡ 전세 시세는 현재 2억1000만~2억3000만원으로 109㎡(2억3000만~2억6000만원)형과 큰 차이가 없다. 일부 단지에서는 소형 전세가가 중형을 웃도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리센츠 79㎡도 2억3000만~2억6000만원에 전세 매물들이 나와 109㎡(2억7000만~2억9000만원)보다 싸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작년 입주한 트리지움(옛 잠실주공3단지) 전셋값이 올 상반기까지 84.7㎡형은 2억7000만~3억원,109㎡는 3억5000만~4억원에 형성돼 가격차가 8000만~1억원씩 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트리지움도 리센츠와 엘스 입주 여파로 하반기들어 109㎡형 전세가격이 3억원 안팎으로 떨어져 84.7㎡형 전세가(2억5000만~2억6000만원)와 격차가 많이 줄었다.

트리지움 인근 잠실OK공인의 최문숙 대표는 "중.소형 간 전세가격이 비슷하게 형성되는 이유는 소형 전세 수요층인 신혼부부나 젊은층이 예상외로 많은 데다 잠실 단지에 20평형대 아파트가 중.대형에 비해 적은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상황은 입주 초기에 전세 수급불균형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크기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