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으로 펀드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그대로 두자니 추가 손실의 위험이 있고 환매를 하자니 그동안 손실이 너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크게 하락한 데다 추가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분별한 환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적립금액을 줄이거나 일부 부분환매 등을 활용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함으로써 수익률 만회의 계기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올초 이후 국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2.29%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펀드 중에서는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중국펀드가 ―29.59%며 브릭스(―17.67%) 러시아(―21.68%) 베트남(―26.68%) 해외리츠(―24.9%) 인프라섹터(―29.60%) 등 전 지역과 전 섹터펀드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금은 대세상승장이 아닌 만큼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만을 강조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1년 단위로 투자전략을 짜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뒤 투자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등 일부 이머징시장에 투자자금이 과도하게 쏠려 있는 만큼 향후 반등장에 대비해 투자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분간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반등을 틈타 일부 환매하는 등 단기 투자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중국 인도 등의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이 '몰빵'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추가 투자할 경우엔 반드시 분산투자의 원칙에 맞춰 투자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비중을 높일 유망펀드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계웅 팀장은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부국 펀드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 등 아시아 신흥증시는 인플레이션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고 선진국 시장도 상승에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반등할 경우 자원부국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형 상품 비중도 펀드자산의 20%까지 높여둘 것을 주문했다. 조완제 연구위원은 "기존 중국펀드는 계속 보유하되 반등장에선 일부 환매해 중국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자금이라면 반등이 가장 먼저 올 것으로 보이는 미국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 주식형을 추천했다. 김 팀장은 "적극적 투자성향이라면 국내 주식형 비중을 키우고 보수적이면 주가연계펀드나 금융공학펀드,원자재섹터 등 대안상품을 추가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변동성 대비 기대수익률이 좋은 선진국 상품 비중을 높일 때"라고 지적했다.

김태완/박해영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