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브'가 1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했으나 세력이 크게 약화돼 미 정부와 현지 주민들은 한숨을 돌렸다. 다만 2005년 '카트리나'가 상륙했을 때처럼 호수 제방 일부가 붕괴 조짐을 보여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구스타브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의 도시를 향해 북상하면서 강도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약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미군당국은 뉴올리언스 9번구역 제방 2곳이 범람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올리언스 당국도 범람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특히 2곳 중 1곳이 조만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범람지역은 뉴올리언스 남동쪽으로 55마일 떨어진 곳으로 2만1500명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나 현재 대피하지 않고 남아있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의 최대 도시인 뉴올리언스는 카트리나가 덮쳤을 당시 제방이 붕괴,시의 80%가 물에 잠겨 막대한 인명ㆍ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때 터졌던 제방의 일부 보수공사는 2011년 완료될 것이라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구스타브 상륙으로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에서 주택과 사무실 90만곳 이상에 대한 전기공급도 끊겼으며 정전피해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구스타브가 현재까지 끼친 피해액이 보험청구 가능한 기준으로 도시 관련 30억~70억달러,해상 석유시추 관련 10억~30억달러 등 최대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카트리나 피해액인 411억달러보다는 적은 규모다.

구스타브의 세력 약화 소식에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대폭 하락했다.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 원유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4.1% 하락한 109.4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4.83달러 하락한 110.63달러에 마감됐다. 이어 2일에도 장중 배럴당 105.46달러까지 밀리면서 지난 4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또다른 허리케인인 '한나'가 바하마 제도에서 북상 중이라고 예보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