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9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이번 방침은 한국계 선수들을 겨냥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지난주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들을 다 모아놓고 이번 방침을 전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LPGA에는 한국 선수 45명을 포함해 26개국 121명의 외국 선수들이 등록돼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영어수업과 개인교사 고용,인터뷰 교육을 시키는 게 좋은 해결책"이라고 권고했다.

LPGA 측 방안에 대해 해당 선수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대회 스폰서나 프로암 참가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영어가 서투른 골퍼들은 지나친 조치라고 반발했다. LA타임스는 "PGA가 과연 최경주나 에두아르도 로메로(아르헨티나),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같은 선수들을 출전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LPGA 측의 결정이 무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LPGA의 영어사용 의무화는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선수를 차별하는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면서 차별 규정을 선수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나쁜 생각(bad idea)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