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소비 출하 재고 등 일부 지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수치를 보였으나 추세적 변화라기보다는 조업일수 증가와 폭염 등 특이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생산ㆍ출하 늘고,재고 줄었지만…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증가했다. 지난 4월 10.7%,5월 8.6%,6월 6.9%로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반전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9%)와 섬유(-4.9%) 생산이 저조했으나 반도체(17.4%)와 영상음향통신(33.3%) 등의 생산은 크게 늘었다. 서비스업 활동도 금융ㆍ보험업,통신업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했다. 7월 생산자제품 출하도 전년 동월비 증가율 8.5%로 지난달(4.4%)보다 4.1%포인트나 높아졌다.

생산과 출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작년 7월에 비해 조업일수가 이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7월에는 제헌절(17일)을 포함해 공휴일이 6일이었으나 올해 7월은 공휴일이 4일에 불과했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9.1%였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전년 동월비 증가율은 6.4%로 오히려 전달보다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과 출하가 늘면서 재고 증가세는 한풀 꺾였으나 재고증가율과 출하증가율의 변화를 통해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재고출하 순환지표'는 여전히 '둔화ㆍ하강 국면'에 위치했다.


◆소비 증가는 일시적 요인 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비재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3.9%,전달 대비 4.5% 늘었다. 6월 소비재판매액 전년 동월비 증가율이 -1.0%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전제품과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액이 7.1% 증가했고 의류 등 준내구재 판매액도 3.8% 늘었다.

이 국장은 "올해 7월은 전년에 비해 날씨가 무더워 에어컨 빙과류 등의 판매가 늘어나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동차와 차량용 연료 등의 판매가 전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달부터 유가가 소폭 하락하면서 소비심리가 일부 되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수장비와 전기ㆍ전자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년 동월에 비해 10.7% 증가했다. 6월 설비투자 증가율(4.4%)보다 6.3%포인트 늘어났다. 건설기성은 공공 및 민간공사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10.4% 증가했다.


◆동행ㆍ선행지수'빨간 불'


생산ㆍ소비 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2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향후 6개월 이후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달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다. 건설수주액이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고 소비자기대지수,종합주가지수 등의 지표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이로써 작년 12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국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일단 생산과 소비가 늘었다는 측면에서 경기 하강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었지만 아직까지 경기 하강 국면이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