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서면서 지난 7월 자본수지 적자 규모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고유가로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자본수지는 57억7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1997년 12월(63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올 들어 7월까지 자본수지 적자 규모는 110억달러에 달했다.

자본수지가 이처럼 악화한 것은 글로벌 신용 경색이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 및 채권시장에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96억2730만달러를 빼냈다. 주식시장에서 66억달러가량,채권시장에서 30억달러가량이 순유출됐다.

지난달 경상수지도 2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6월(18억2000만달러 흑자) 이후 한 달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78억달러로 늘어났다. 상품수지가 줄어든 데다 서비스수지가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3.1% 증가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46.1%나 증가하면서 흑자 규모가 6월 34억8000만달러에서 7월에는 3억달러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서비스수지는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6월(21억2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늘어난 2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