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8회째인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08'이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다.

연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가전전시회(CES 쇼)와 함께 세계 양대 전자기기 전시회로 평가받는 이번 IFA에서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유럽의 필립스와 밀레 등 1천300여개 업체가 올해 행사의 주제처럼 '감동을 주고 시장을 움직이는' 신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CES 쇼가 신기술 위주인 반면 IFA는 마케팅 위주의 전시회라는 점에서 각 회사들은 내달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당장 하반기에 유럽시장을 공략할 주력제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 등 대기업 외에 레인콤, 휴맥스, 코아로직 등 중소기업, 그리고 전자산업진흥회와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의 공동부스 참여 업체를 포함해 모두 70여개사가 참가한다.

특히 IFA가 디스플레이 위주의 멀티미디어 전시회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세계 TV 시장을 이끄는 `빅 3'의 뜨거운 경쟁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최근 발표한 2분기 LCD TV 업체별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483만7천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20.4%로 1위 자리를 굳힌 가운데 일본의 소니가 306만9천대로 13.0%, LG전자가 235만7천대로 10.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3천901㎡ 규모의 부스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디자인과 혁신성에 초점을 맞춘 115종 462개 제품을 홈 엔터테인먼트, 오피스 솔루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별로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크리스털 디자인 TV를 강조하기 위해 전시장 콘셉트를 '크리스털 밸리'로 정했으며 전시장 입구에 40, 46, 52인치 TV 172대를 이용해 거대한 '크리스털 기념비(Crystal Monument)'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크리스털 디자인 평판TV 라인업, 200Hz 풀HD LCD TV, LED(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 LCD TV,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울트라 슬림 LCD TV, 울트라 HD LCD TV 등을 통해 세계 TV시장 1위 업체로서 리더십을 부각하는 한편 13.3인치 제품 중에서 가장 가벼운 1.27kg 무게의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센스 X360', PC와 같은 강력한 기능을 가진 풀터치스크린폰 'OMNIA(옴니아)'. 800만화소 카메라폰 'INNOV8' 등도 소개한다.

LG전자도 '똑똑한 기술, 더 똑똑한 생활(Smart technology, smarter living)' 이라는 주제로 3천700㎡의 면적에 LCD TV, PDP TV, 블루레이, 홈시어터, 아트가전 등 첨단 라인업을 선보인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편리함을 더한 LCD 및 PDP TV를 비롯해 잔상없이 뚜렷한 화질을 즐길 수 있는 100Hz 풀HD LCD TV, 유럽의 새로운 디지털 방송데이터 압축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MPEG-4 기술을 채용한 TV, 친환경 추세에 맞춰 70%까지 전력소비를 줄인 스칼렛 LCD TV 등 TV 제품 외에 차세대 DVD 시장 공략을 위한 블루레이 플레이어(BD-300), 스팀 세탁기, 4도어 냉장고, 빌트인 가전 등 신제품을 출품한다.

LG전자의 강신익 DD(디지털디스플레이)사업 본부장은 "유럽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으로 하반기 유럽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업체의 협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니는 그동안 이 행사에 불참하거나 소규모로 참가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무려 5천950㎡의 초대형 부스를 확보해 놓고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업체들은 별도 부스나 공동 부스에서 내비게이션, MP3, PMP 등 각종 디지털 제품들을 내놓고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한편 행사 주최 측은 올해 처음으로 냉장고, 세탁기, 진공청소기, 식기세척기, 커피메이커 등 생활가전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IFA를 디스플레이 중심의 전시회에서 종합가전전시회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전시면적 15만2천200㎡중 2만5천㎡이 백색가전으로 채워진다.

생활가전 업체중에는 독일의 밀레가 1999년 쾰른에서 열렸던 도모테크니카 전시회에 이후 처음으로 세계적인 박람회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명품'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IFA =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의 약자. 1924년 창설 당시 붙여진 '국제 전파 전시회'라는 명칭을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기술 진보와 함께 전시품목은 라디오 위주에서 TV, 오디오,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등 다양한 전자제품들로 확대됐고 올해는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까지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32개국 2천12개 업체가 참가해 27억5천만 유로(한화 약 4조4천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관람객은 23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