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도대표팀이 금 2, 은메달 1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도 대한역도연맹(회장 여무남)으로부터는 이렇다할 '당근'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끝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여태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포상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역도연맹은 27일 "대표팀이 기대이상 성적을 내면서 포상금으로 얼마를 책정할 지 고민이다.재정상태도 열악해 포상금 지급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 눈치다.

그러나 연맹의 이러한 태도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 상관없이 다른 경기단체나 소속 실업팀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배드민턴의 경우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이미 무려 3억 원이라는 후한 보너스를 지급했고 올림픽 전 탁구와 체조, 사이클, 펜싱, 요트 등이 금메달을 따낼 경우 최소 1억 원을 웃도는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선수단 격려를 위해 일찌감치 적극적으로 나선 다른 종목과는 큰 대조를 보였다.

또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장미란(25.고양시청)과 사재혁(23.강원도청)을 위한 소속 팀의 대우도 연맹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다.

여자 최중량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장미란은 28일 고양시청으로부터 포상금 7천200만 원을 받게 된다.

소속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에는 6천만 원을 주고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포상금의 20%를 별도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는 고양시의 포상 규정에 따른 것이다.

장미란을 위한 카퍼레이드도 고양시 일대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다.

남자 77kg급에서 우승, 16년 만에 역도 금맥을 이은 사재혁의 경우에도 강원도청이 같은 날 춘천시에서 격려금을 전달하고 카퍼레이드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반해 역도연맹은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포상에 지나치게 인색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자동차전장부품 생산업체 코리아하이텍 여무남 대표이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연맹은 한국신기록을 세운 선수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50만 원 정도를 지급해 왔을 뿐 눈에 띌 만한 포상을 한 적이 사실상 전무했다.

세계기록을 작성해도 "전례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포상 규정을 만드는 데도 소홀했고 올림픽 전에 스폰서 업체를 구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연맹이 포상금 지급을 말 뿐이 아니라 실천으로 과연 옮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금메달 10개에 메달 종합순위 '톱 10'를 지키겠다고 했던 한국선수단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들에게 응분의 보상을 할 수 없다면 경기단체를 이끌고 있는 여무남 회장 등 집행부에 쏠릴 눈총 또한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