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밀가루 가격 안정을 위해 농수산물유통공사(aT)를 통해 해외에서 밀가루를 직수입,싼 값에 국내에 유통시키기로 했다. 최근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에는 인색한 국내 제분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경고성 조치'로 풀이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국제 입찰 방식으로 면용 밀가루(중력 1등급) 2000t을 직수입,오는 11월 초부터 국내에 유통시킬 계획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8일 해외 밀가루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사전 입찰 설명회를 연 뒤 다음 달 10일 국제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아닌 공기업이 밀가루를 직수입키로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국제 밀 가격이 지난 5월부터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국내 밀가루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밀가루 직수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제 밀 가격은 작년 7월 부셸당 6달러대에서 올해 2월 12.8달러까지 급등했지만 5월부터 8달러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국내 제분업체들의 밀가루 공급가격이 최근 1년 사이 68.4%나 뛰어오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내림세는 극히 미미하다.

유통공사는 이번 직수입 물량을 국내 제분업체 공급가보다 20~30%가량 싼 가격에 방출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직수입 물량은 국내 하루 밀가루 유통 물량(약 4600t)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국내 밀가루 가격 추이를 봐 가면서 향후 직수입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제분업체들의 가격 인하 속도를 봐 가면서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