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 중국이 아시아 1인자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마침내 세계 스포츠 최강자로 우뚝 섰다.

중국은 안방에서 개최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24일 오후 3시 현재 금메달 50개와 은메달 20개, 동메달 28개를 획득, 금메달 34개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첫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24년 만에 이룬 경사다.

특히 금메달 47개는 동서 냉전 탓에 미국과 구 소련이 거부했던 1980년 모스크바 대회와 4년 뒤 LA 대회를 빼면 구 소련이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수확했던 55개 이후 단일국가 금메달로는 가장 많다.

중국이 100년을 기다렸다는 베이징 대회에서 종합 1위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종합 3위로 올라선 중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금메달 32개를 따 36개로 종합우승 3연패를 달성한 미국을 4개 차로 바짝 뒤쫓았다.

중국은 `안방 잔치'를 위해 이번 대회에 모든 스포츠 역량을 집중시켰고 홈 이점까지 안아 무난하게 종합 1위 꿈을 이뤘다.

하계올림픽 무대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던 미국을 밀어내고 마침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의 사상 첫 올림픽 종합우승 원동력은 전략 종목인 체조와 역도, 다이빙, 사격, 배드민턴, 탁구 등에서 예상대로 대선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허들 110m 챔피언인 `황색 탄환' 류샹이 부상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가장 많은 47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에서 단 1개도 건지지 못한 상황에서 성적표로는 놀랄 만한 것이다.

체조는 남자부 3관왕에 오른 주카이와 2관왕인 양웨이를 앞세워 금메달 14개 중 무려 9개를 휩쓸었다.

또 역도 출전한 10체급 중 8체급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렸고 다이빙은 2관왕 2연패에 성공한 `여제' 궈징징을 내세워 7개를 사냥했다.

이와 함께 탁구가 남녀 단체전과 남녀 단식 등 네 종목 석권했고 5차례 금빛 총성을 울린 사격과 5개 중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배드민턴도 종합 1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미국이 무더기 낭보를 기대했던 육상 트랙 단거리에서 세계신기록 행진으로 100m, 200m, 400m계주 등 세 종목을 석권한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의 거센 돌풍에 휩쓸려 참패를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중국의 초강세는 13억 인구를 거느린 대국으로 자체 경쟁이 치열해 엄청난 전력 상승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는 데다 선수들이 엄청난 훈련량과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제 웬만한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세계 스포츠계의 `공룡'이 돼 버린 것이다.

어린 선수를 조기에 발굴해 기본기부터 철저하게 가르치고 수천 명이 생존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비로소 국제 무대에 나갈 수 있는 선발 시스템과 6개월 가까운 집중 훈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국이 스포츠 대국으로 성장한 또 다른 이유다.

(베이징=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