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포트폴리오 이론의 대가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걸 교수는 저서 'Stocks for the Long Run'에서 장기투자 측면에서 주식의 우월성을 입증한 바 있다.

그는 1802년에 1000달러를 금 국채 주식에 각각 투자했을 경우 1997년에 얼마나 벌수 있을지를 계산했다. 금의 경우 1만1000달러에 불과했지만 국채는 1000만달러나 됐다. 주식은 무려 74억달러였다. 특히 이 기간을 30년 단위로 쪼개 비교해 봐도 각 기간마다 주식투자의 수익률은 다른 상품을 압도했다. 그만큼 주식 장기투자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렇다면 주식에 장기투자를 한다면 어떤 종목을 사는 게 좋을까. 당연히 우량종목을 골라야 하지만 쉽지 않다. 기업의 영업상황과 사업전망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종목 선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장기투자를 하는데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 바로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다.

ETF상품이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다른 투자상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어서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사고 팔 수 있는 주식과 같은 상품이지만 주식투자의 편리함은 물론 펀드투자의 안정성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ETF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개별 종목 선택에 대한 어려움 없이 시장전체 또는 특정업종에 대한 전망만으로 투자판단이 가능하다. 거래에 따르는 비용도 일반펀드의 운용보수에 비해 매우 낮으며, 증권거래세도 부과되지 않아 유리하다.

세계 ETF시장은 최근 7년간 자산규모가 743억달러에서 8052억달러로 급증했다. ETF의 대상도 초기의 주식 일변도에서 금 원유 농산물 등 일반상품과 채권 레버리지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 ETF시장도 섹터지수 스타일지수 해외지수 등 총 22개지수를 대상으로 30개 ETF가 상장되었고,자산규모도 4조원이 넘는다. 지난 4월 뉴욕에서 열린 'Global ETF Awards Conference'에서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아.태지역 최우수 ETF 거래소이자,세계 제2위의 ETF거래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거래소는 2010년까지 상장상품 60개, 자산규모 15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고 ETF시장으로 자리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투자의 안정성과 종목선택의 시간.비용 절약 등 편의성이 높은 ETF 투자가 장기 투자대안으로 국내 투자자에게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박상조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