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문화街] '고양이 버스'가 달리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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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기 애니메이션 '토토로'를 보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주는 '고양이 버스'가 있다. 못말리는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짓는 고양이의 몸통이 차체인 살아있는 버스다. 달려가는 것도 마치 고양이가 뛰어다니는 것 같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도 이런 고양이 버스가 다닌다. 뮤지컬 '캣츠'의 광고물이 전면을 뒤덮은 '래핑(wrapping) 버스'다. '캣츠'의 로고는 검은 바탕에 노란색의 두 고양이 눈을 단순하지만 강렬한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어 래핑 버스가 주는 시각적 전달력도 매우 뛰어나다. 이 고양이 버스는 거리 순회 시간 외에는 외국 배우들의 숙소와 극장을 오가는 통근버스로도 활용된다. 작년의 경우 숙소가 있는 서초동과 공연장인 국립극장 사이의 복잡한 강남대로~한남동 구간을 매일 왕복했다. 이쯤이면 왜 고양이 버스가 서울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만하다.
래핑 버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해 도로에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현재는 영화,방송뿐 아니라 대형 공연들도 홍보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문제는 이 버스들이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28조(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의 표시 방법)를 위반하고 있어 단속 대상이라는 점이다.
불법 운행과 단속을 오가며 과태료를 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앞으로 래핑 버스가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고정적인 육교 현판이나 가로등 배너에 비해 잠재 관객이 몰려 있는 곳으로 커다란 광고판을 직접 들고 찾아간다는 장점이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해외는 어떨까? 미국은 래핑 광고의 천국이다. 마천루들이 즐비한 뉴욕에서는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많은 만큼 버스 바깥쪽 천장 광고도 허용할 정도다. 뮤지컬 공연들도 래핑 버스의 단골 목록에 올라 있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캣츠' '토요일밤의 열기'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등 대형 뮤지컬들은 예외없이 래핑 버스를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공연기획사를 비롯한 버스 광고를 이용하는 많은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면 버스를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까를 고민 중이다. 덕분에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면 공연문화 트렌드가 한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고양이 버스들을 한번 대승적인 마음으로 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행인이 많은 도로에서 의도적으로 거북이 운행을 하거나,교통섬에 불법으로 주.정차하고 있는 버스들은 엄격한 단속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
서울 시내 한복판에도 이런 고양이 버스가 다닌다. 뮤지컬 '캣츠'의 광고물이 전면을 뒤덮은 '래핑(wrapping) 버스'다. '캣츠'의 로고는 검은 바탕에 노란색의 두 고양이 눈을 단순하지만 강렬한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어 래핑 버스가 주는 시각적 전달력도 매우 뛰어나다. 이 고양이 버스는 거리 순회 시간 외에는 외국 배우들의 숙소와 극장을 오가는 통근버스로도 활용된다. 작년의 경우 숙소가 있는 서초동과 공연장인 국립극장 사이의 복잡한 강남대로~한남동 구간을 매일 왕복했다. 이쯤이면 왜 고양이 버스가 서울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만하다.
래핑 버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해 도로에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현재는 영화,방송뿐 아니라 대형 공연들도 홍보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문제는 이 버스들이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28조(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의 표시 방법)를 위반하고 있어 단속 대상이라는 점이다.
불법 운행과 단속을 오가며 과태료를 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앞으로 래핑 버스가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고정적인 육교 현판이나 가로등 배너에 비해 잠재 관객이 몰려 있는 곳으로 커다란 광고판을 직접 들고 찾아간다는 장점이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해외는 어떨까? 미국은 래핑 광고의 천국이다. 마천루들이 즐비한 뉴욕에서는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많은 만큼 버스 바깥쪽 천장 광고도 허용할 정도다. 뮤지컬 공연들도 래핑 버스의 단골 목록에 올라 있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캣츠' '토요일밤의 열기'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등 대형 뮤지컬들은 예외없이 래핑 버스를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공연기획사를 비롯한 버스 광고를 이용하는 많은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면 버스를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까를 고민 중이다. 덕분에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면 공연문화 트렌드가 한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고양이 버스들을 한번 대승적인 마음으로 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행인이 많은 도로에서 의도적으로 거북이 운행을 하거나,교통섬에 불법으로 주.정차하고 있는 버스들은 엄격한 단속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