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리스트의 영예보다 조국의 영광'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역경을 딛고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한 메달리스트들 가운데 개인적인 명예는 물론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한 값진 메달의 주인공들이 많다.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값진 은메달과 동메달을 조국에 선사한 선수들이 그들이다.

전쟁의 상흔에 신음하던 아프가니스탄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한 `태권전사' 로훌라 니크파이(20)가 대표적이다.

니크파이는 태권도 남자 58㎏급에 출전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후안 안토니오 라모스를 4-1로 꺾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36년 베를린 대회 때 올림픽에 첫 선을 보였던 아프가니스탄으로서는 무려 72년 만의 첫 메달이다.

아프가니스탄이 1964년 도쿄 대회 때 레슬링 자유형 페더급에서 모하메드 이브라히미가 5위를 차지한 게 역대 최고 성적인 걸 감안하면 아프간 국민의 기쁨을 짐작할 수 있다.

30년 가까운 전쟁의 참화 속에 피어난 값진 메달이다.

싱가포르도 48년 만에 탁구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싱가포르는 탁구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과 접전 끝에 결승에 올랐고 중국의 벽에 막혔지만 2위 시상대에 올랐다.

베이징이 고향인 중국 대표 출신의 에이스 리자웨이 등 선수들을 끊임없이 보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노력의 결실이다.

싱가포르는 1960년 로마 대회 역도에서 탄하우량이 은메달을 딴 게 마지막 메달이었다.

또 세르비아와 토고, 타지키스탄도 메달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

1912년 스톡홀름 대회에 참가한 뒤 76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한 세르비아는 수영 남자 접영 100m에서 은메달, 남자 테니스 단식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토고는 카약에서, 타지키스탄은 유도에서 36년과 12년 만에 각각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베이징=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