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금 비철금속 등 상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관련 기업의 주식 및 상품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상품가격의 하락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펀드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조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고공행진을 벌였던 원자재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10.2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이는 글로벌 섹터펀드 중 가장 낙폭이 큰 것이다. 같은 기간에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4.04%,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5.92%에 그쳤다.

특히 금값의 하락으로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가격은 지난 7월 중순 온스당 980달러대였지만 최근에는 780달러대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광업 관련 기업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무려 24%나 폭락했다. 금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SH골드파생상품펀드'와 'KB골드파생상품펀드' 역시 -19∼-24%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에너지원자재펀드' '미래에셋이머징천연자원펀드'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펀드' 등도 최근 한 달간 15%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들 펀드는 석유 가스 금속 철강 등의 원자재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금 원유 등 상품 가격의 하락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들 펀드의 수익성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품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화 강세와 상품가격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펀드에 대한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투자 비중 조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정 섹터나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위험성이 크다"며 "가급적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분산투자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