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를 선물로 사고 파는 돈육선물이 상장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거래 부진 등으로 당초 상장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첫 만기일을 맞이한 돈육선물 8월물은 75원 오른 46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9월물의 가격은 436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188계약(금액기준 1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품선물인 돈육선물은 매달 둘째주 목요일이 만기인 주식선물과 달리 세번째주 수요일에 만기를 맞는다.

지난달 21일 거래를 시작한 돈육선물은 상장 첫날 125계약이었던 거래량이 한때 228계약으로 불어나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최근 한달간 하루평균 거래량이 146계약에 그치고 있다. 당초 거래소가 목표로 한 1000계약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투신사와 선물회사의 자기매매 등 시장 조성을 위해 거래된 물량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개인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성자로 참여하고 있는 NH투자선물 관계자는 "금선물 등 다른 상품선물과 달리 돈육선물은 기본예탁금이 1500만원으로 높아 사실상 진입 규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영세한 돈육농가에 부담으로 작용,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여름철이 지나면 떨어지는 돼지고기 가격이 사료값 상승 등으로 오름세를 보여 매도 헤지 물량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도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선홍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유동성이 부족한 데다 가격 변동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쉽게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