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CEO를 위한 최고급 자동차들이 몰려온다.

올초 쌍용자동차가 플래그십 모델(기업 이미지를 대표하는 모델)로 대형 세단 체어맨W를 선보인 데 이어 GM대우가 9월 초 대형차 베리타스(프로젝트명은 L4X)를 내놓고 현대자동차도 내년 2월 수입 명차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신차 VI(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현대차 에쿠스가 10년을 지켜온 VIP용 대형 세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다 벤츠 S클래스,BMW 7시리즈,아우디 A8,렉서스 LS460 등 수요 저변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는 수입차 지존들과의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대차는 VI가 제네시스와 같은 정통 럭셔리 세단이 채택하는 후륜 구동형 모델로 국내외 시장에서 BMW 7시리즈,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외관을 보면 차체 길이(전장)가 5160㎜로 기존 에쿠스보다 더 길어졌다. 넓이(전폭)와 높이(전고)도 더 넓어지고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더 크게 설계됐다는 얘기다.


외부 디자인 역시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대형 휠과 긴 후드(보닛)를 통해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현대적 조형미를 구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럭셔리 세단에 걸맞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차량통합제어시스템(VSM2),프리세이프 안전벨트(PSB) 등 첨단 사양도 대거 채택한다. 차량통합제어시스템은 위험 상황 발생 전에 경고등 및 경고음을 통해 위험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차량을 자동으로 감속시키거나 운전자 감속시 제동력을 증대시켜 사고 위험을 줄이는 장치다.

프리세이프 안전벨트는 급제동이나 미끄러짐 등 위험 상황 직전에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실제 충돌 때 승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차선이탈 감지시스템(LDWS)은 중앙선과 일반선의 색상을 구분,중앙선 침범 때 빠른 경보음을 울려준다. VI에는 3.8ℓ 람다엔진과 4.6ℓ 타우엔진이 장착되며 내년 하반기에 출시되는 리무진 모델에 5.0ℓ 엔진이 추가된다.

GM대우는 다음 달 나올 베리타스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호주 GM홀덴 연구인력과 함께 개발하며 최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한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후륜구동 방식으로 최신 수동겸용 5단 자동변속기와 3.6ℓ V6 알로이텍 엔진을 탑재,주행 파워를 높였다.

외부 디자인은 굵고 넓게 뻗은 차체 윤곽에 방사형 휠 아치(wheel arch)를 결합,세련미를 강조했다. 또 전륜과 후륜 휠 간격이 넓어 시각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크롬처리 LED(발광 다이오드) 시그널 램프,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이중 크세논(Bi-Xenon) 헤드램프 및 후미등 등 최신 하이테크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크세논 전조등은 일반 할로겐 전조등보다 4배 가까이 밝다.

차체도 현대차 에쿠스보다 크게 설계됐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넓고 안락한 승차 공간,최적화된 수납공간,인체공학적으로 시트 및 각종 안전 사양 등은 명품 차량의 진수를 보여줄 만큼 화려하다.

올초 나온 쌍용차 체어맨W는 월 평균 700∼800대씩 판매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내 최대 배기량의 벤츠 V8 5.0ℓ 엔진과 인라인 6기통 3.6ℓ 엔진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 체어맨W는 사회지도층 및 기업 최고경영자를 주고객층으로 잡은 만큼 개발 때부터 세계 명차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뒀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최고급 모델은 국산차 최초로 가격이 1억원을 웃돈다. 안전을 위해 차량자세제어시스템(ESP),듀얼 무릎보호 에어백,3세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TPMS) 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