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시중은행들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이 급감했다. 경기 둔화와 자본조달 비용의 증가로 순이자마진(NIM)마저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은행들의 수익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21일 은행 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은행이 지난 상반기 펀드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 합계는 573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7603억원에 비해 25% 줄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2062억원에서 1438억원으로 30.2% 감소했고 국민은행도 2765억원에서 2087억원으로 24.5% 줄었다. 특히 외환은행은 841억원에서 513억원으로 무려 39.0%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758억원과 673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각각 12.7%와 8.9% 줄어드는 등 모든 시중은행의 펀드 판매 수입이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펀드 판매는 은행별로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안팎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수입원"이라며 "올해는 중국을 비롯 세계 증시 급락으로 펀드 인기가 주춤하면서 판매 금액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2000년 이후 부동산 담보대출과 펀드 판매로 이어져온 수익원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며 "한마디로 은행들이 먹고 살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은행별로 지난해 판매한 펀드 중 상당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객 분쟁으로 이어지고 부동산 담보대출도 경기 침체와 시중금리 인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