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석훈씨(43)는 2007년 초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2층 상가 95.87㎡를 3억8000만원에 분양받았다. 대출은 총 분양금액의 40% 선인 1억5200만원을 받았다. 김씨가 투자한 상가는 임대가 잘 되지 않아 최근에서야 보증금 3000만원,월세 200만원에 임대를 줬다. 분양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익률은 연 6.67% 수준.

하지만 문제는 대출금 이자였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연 7.1%의 금리로 매월 89만9333원을 꼬박꼬박 냈지만 올초부터 금리인상 러시에 따라 최근 적용 금리가 연 7.59%로 뛰었다. 김씨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얼마 전 여윳돈으로 1억원을 갚고 5200만원의 대출금만을 남겨뒀다. 이에 따라 현재 월 이자는 31만6250원으로 줄어들었지만 김씨는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상가를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수익률과 금리 수준이 거의 같거나 오히려 금리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으로 인해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는 대출금을 줄여 자기자본 비중을 높이거나 임대가 되지 않는 부동산을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상가 대출은 개인 신용도와 감정가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대출금 비중이 높다면 자칫 월세보다 이자를 더 물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 대비 30% 이하가 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 비중을 줄이면 실질수익률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이 계산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원금 100억원,부동산수익률 연 7%,금리 연 8%로 가정했을 때 대출금 비중을 80%에서 40%로 줄일 경우 실질수익률은 3%에서 6.33%로 3.33%포인트만큼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경기침체에 따라 임차인들로부터 임대료 받기도 곤란해지는 상황"이라며 "경기에 민감한 상가는 올 하반기에 이자 부담 회피 매물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팀장은 "최근 경기에 민감한 업종 가운데 소규모 상가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다"며 "대출금 부담이 크고 여윳돈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대출금을 확 줄이거나 과감한 손절매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금 시장 상황에서 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라면 옥석을 가리는 게 필수적이다. 특히 강남권 일대 수익형 부동산은 최근 금리상승에도 불구,수익률이 괜찮은 편이어서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강남 지역의 오피스텔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환금성이 좋은 이 일대 역세권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확인을 거친 뒤 자기자본을 최대한 높여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윤형훈·이문용 인턴(한국외대3년)

< 용어 풀이 >

◆레버리지란=남의 돈으로 수익을 내는 효과를 말한다. 임대료와 시세 상승을 합한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레버리지를 통한 수익률이 커진다. 반대의 경우 '부(負)의 레버리지(Negative leverage)' 효과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