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어렵다며 제품가격을 올려왔던 제분업계, 상반기 실적을 들여다보니 참으로 황당합니다. 영업이익이 70%나 급증한 업체도 있어 그동안의 가격인상이 정당했는지 의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미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분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 밀가루 회사입니다. 곰표밀가루로 알려진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밀가루값을 지속적으로 올려 왔습니다. 지난해 말 평균 24~34% 올린데 이어 올해 5월 또 다시 20%대의 추가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이 회사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른 어쩔수 없는 조치라며 인상폭도 '최소'라고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결국 밀가루값은 지난해보다 두배나 뛰며 라면 등 생필품 가격을 올리는 도미노 물가상승을 불러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실적은 어떠할까. 부진할 것이라던 이 회사의 실적은 예상을 정확히 빗나갔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무려 70%가 뛰었고 매출도 45%나 급증했습니다. 결국 국제곡물가 인상을 빌미로 과도한 가격인상을 해 온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제분업계도 마찬가집니다. 동아제분과 CJ제일제당은 밀가루 부문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남제분 역시 올 상반기 매출이 50%, 영업이익도 20% 가량 급증했습니다. 이들 기업들은 비축물량이 있어 실적이 좋게 나왔다고 해명했지만 그동안 이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곡물가 급등만 빠르게 반영해 논란의 소지를 남겼습니다. 대한제분 관계자 "원재료는 지난해 말부터 올랐는데 저희가 원맥을 항상 많이 사놓거든요. 싸게 구입한 원맥이 들어간 것입니다." 또 원가부담이 커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이익률 하락도 미미한 수준입니다. 올들어 가장 많이 인상된 품목에 이름을 올린 밀가루. 하지만 제분업계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공개하면서 곡물가 상승분에 비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유미혜입니다. 유미혜기자 mhy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