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장사들이 보고한 파생상품 손실이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증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손실을 보고한 기업은 64개에 이른다. 자기자본의 5% 이상(자산 2조원 이상은 2.5%) 손실을 보고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31개로 모두 8363억원을 보고했다. 자기자본보다 10% 이상(자산 1000억원 이상은 5%) 손실이 발생한 코스닥 기업은 33개,금액은 5553억원이었다.

지난 14일엔 유가증권 9개,코스닥 10개 등 19개사가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에 맞춰 무더기로 손실을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485억원의 큰 손실을 냈고,코스닥의 태산엘시디 손실액은 자기자본 624억원보다 많은 806억원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월 말 991원대에서 2분기 말 1043원대로 급등한 탓에 제이브이엠의 통화옵션 손실액이 1분기 136억원에서 2분기 말 기준 244억원가량으로 늘어나는 등 손실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세다. 지난 13일 493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보고하며 55억원 영업흑자에서 283억원 순적자로 돌아선 심텍은 다음날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수출잔액이 충분하고 영업이 탄탄한 기업의 경우 파생상품 손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용준/조재희 기자 ju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