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안에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사업 정리도 포함돼 있어 국내 면세점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기획재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서 관광공사의 비핵심 기능인 면세점과 골프장을 매각한다고 발표했으나 면세점 부문은 매각이 아닌 정리로 가닥을 잡았다. 박은정 기획재정부 민영화과 사무관은 "정부가 토론회를 열어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면세점을 순차적으로 폐쇄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는 관광공사 면세점이 인천공항 등에 수의계약으로 들어가 있어 계약조건상 제3자에게 사업권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도 "면세점 부문을 매각하는 게 아니라 사업장별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운영을 중단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공사 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 등으로부터 일정 기간 사업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형태다. 현재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무안·청주공항,부산·인천·평택·속초·군산항과 금강산 등 총 9곳이다. 이 중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2013년 2월 계약이 만료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초부터 나돈 관광공사 면세점 매각설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져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관광공사가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면 다른 면세점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사업장을 확장하거나 새로 사업권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면세점이 50%가량을 점유하고 있고,신라면세점(신라호텔)과 AK면세점(애경백화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