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2ㆍ자메이카)가 베이징올림픽 남자육상 100m 결승에서 9초69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 부문 세계기록(9초72) 보유자인 볼트는 지난 16일 밤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 트랙에서 벌어진 100m 결승에서 9초69로 자신의 기록을 100분의 3초 앞당기고 조국에 올림픽 사상 이 종목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지난 6월1일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그랑프리대회에서 9초72를 찍어 작년 9월 아사파 파월(26ㆍ자메이카)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을 100분의 2초 앞당긴 볼트는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세계기록을 새로 쓰면서 지구상 최고 스프린터로 우뚝 섰다. 볼트는 아울러 도너번 베일리(캐나다)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기록(9초84)도 갈아치웠다.

전날 예선 두 경기에서 10초20,9초92를 찍고 준결승에 진출한 볼트는 이날 9초85로 8명의 결승 진출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작성한 뒤 4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9만1000석의 궈자티위창을 가득 메운 관중은 볼트의 이름이 호명되자 큰 박수로 그를 맞았고 그는 레이스 직전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제스처를 취하며 우승을 예감케 했다.

스타트 총성이 울리자 8명의 건각은 총알처럼 스타트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볼트는 반응속도가 0.165초로 7레인에서 우승을 꿈꾸던 강력한 라이벌 파월(0.134초)에 비해 늦었다.

그러나 10m 이후부터 폭발적인 스퍼트를 냈다. 5레인의 리처드 톰슨(트리니다드 토바고)과 잠깐 경쟁했을 뿐 레이스 절반이 지나자 큰 보폭을 활용해 앞서 나오기 시작했고 결승선을 20m 앞두고서는 우승을 확신한 듯 양팔을 벌리며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까지 총 41차례나 100m에서 9초대를 찍은 파월은 결승에서 9초95로 5위에 그쳐 또 한번 메이저대회 징크스에 분루를 삼켰다.

톰슨이 9초89로 은메달을,미국의 월터 딕스가 9초91로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볼트,파월과 세기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타이슨 게이(26ㆍ미국)는 준결승에서 10초05로 부진,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