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26.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하 웨스트브롬)이 2008-2009 시즌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두현은 1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강호 아스널과 2008-2009 프리미어리그 1차전 원정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교체없이 90분을 모두 뛰었다.

한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한 것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시작으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이동국(성남)에 이어 김두현이 다섯 번째다
웨스트브롬은 2007-2008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으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으며, 김두현은 올 2월 웨스트브롬에 임대됐다 시즌 종료 후 완전 이적해 결국 새 시즌 시작과 함께 '꿈의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김두현은 비록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고 팀도 0-1로 패했지만 위협적 슈팅과 날카로운 전진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등 나름대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 첫 경기이자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뛰었다는 것만으로도 김두현에 대한 팀 내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김두현은 4-3-2-1 포메이션에서 제임스 모리슨과 함께 공격 2선에 배치돼 최전방 원톱 이스마엘 밀러에게 볼 배급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웨스트브롬은 전열을 채 갖추기도 전인 전반 4분 만에 아스널에 선제 결승골을 내줬다.

페널티지역 왼쪽 깊숙이 파고든 데니우손이 공을 중앙으로 연결했고, 사미르 나스리가 골 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방향을 틀어 웨스트브롬 골문을 열었다.

은퇴한 지네딘 지단의 후계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 국가대표 미드필더 나스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에서 아스널로 이적한 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개막 축포를 쏘아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선을 제압한 아스널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 11분 윌리엄 갈라스의 중거리슛과 전반 25분 코너킥에 이은 니클라스 벤트너의 헤딩슛 등 위협적인 슈팅이 잇따라 터졌다.

웨스트브롬은 잔뜩 움츠려있다 반격으로 맞섰다.

웨스트브롬의 공격은 김두현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김두현은 전반 30분 득점 기회도 잡았다.

골키퍼 스콧 카슨의 골킥을 밀러가 헤딩으로 흘려줬고 김두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달려 들어가 왼발 발리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의 발과 골키퍼의 손을 스치고 아쉽게 코너 아웃됐다.

전반 6분 크리스 브런트의 왼발 프리킥과 함께 웨스트브롬이 전반 기록한 두 개의 슈팅 중 하나였다.

김두현이 전반 38분 밀러에게 찔러준 날카로운 스루패스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상대 수비 라인을 깜짝 놀라게 할만했다.

웨스트브롬은 0-1로 끌려간 채 맞은 후반전에서는 5분 만에 김두현의 패스로 동점골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호수비에 막혀 득점으로 마무리 짓지는 못했다.

김두현이 미드필드에서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볼을 밀러가 왼발로 때렸지만 골키퍼 맞고 나왔고, 모리슨이 빈 골문을 행해 재차 날린 왼발슛은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토니 모브레이 웨스트브롬 감독은 후반 24분 셰릴 맥도널드와 29분 로만 베드나르를 투입해 보다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며 만회 의지를 드러냈지만 끝내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