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지만 8강 문턱도 넘지 못한 박성화호가 아쉬움을 가득 안고 조기 귀국했다.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상하이 푸둥공항을 출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산했다.

공항에는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및 관계자들이 나와 선수들을 맞았다.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온두라스와 3차전(1-0 승)에서 결승골도 넣었던 왼쪽 풀백 김동진(제니트)과,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조영철(요코하마)은 하루, 이틀 정도 국내에 머물다 소속팀에 복귀할 계획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D조에서 1승1무1패로 3위에 그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박성화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줬는데 아쉽다. 이번을 계기로 다음에는 한국 축구가 실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 나가기 전만 해도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다 보니 기술이나 스피드, 정신력 등 우리가 강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세계적 팀들에 비해서는 아직 떨어졌다. 1대1 승부에서 쉽게 돌파를 못했고, 상대 돌파에는 쉽게 당했다. 조직력으로 메워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장 김진규(서울)도 "훈련 시간이 적어 준비는 많이 못했지만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오래 호흡을 맞춰 온 선수들이었다. 세 경기 만에 끝나 너무 아쉽다"면서 "아시아 축구는 아직 모자라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의 전술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이번 대회를 되돌아 봤다.

카메룬과 1차전에서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긴 것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꼽은 김진규는 "우리는 프로 선수다. 앞으로 축구 할 날이 더 많다. 잘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한편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보름 여 만에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박 감독은 향후 거취에 대한 물음에 "딱 1년 만에 모든 게 끝났다. 너무 아쉽다. 내가 느껴왔던 것 이상으로 기술이나 전술 등 배울 점이 많았다. 조금 쉬면서 폭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